3 / 17 (목) 어깨 한 번만 빌려 줄래요
저녁스케치
2022.03.17
조회 605
아무것도
따지지도 말고
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그냥 어깨만 한 번 빌려 줄래요
삶에 지치고
그리움에 지치고
외로움에 지쳐서
서 있기조차 힘들어 그래요
빌려준 그대의 어깨가
조금 젖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래요
어쩌면 소리 내어 울지도 몰라요
우는 소리가
좀 클지도 몰라요
이번 한 번만
그대 어깨 좀 빌려 줄래요
그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옆에 가만히 있어주면 되구요
다시는 이런 부탁 하지 않을 게요
오늘만은 그대의
어깨에 기대 울고 싶어요
김인숙 시인의 <어깨 한 번만 빌려 줄래요>
어깨를 빌려달란 말은 위로가 필요하단 말이에요.
그렇다고 꼭 안아달란 건 아니구요,
위로의 말을 듣고 싶어 그런 건 더 아녜요.
나의 아픔이 전해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
심장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한 거리.
결코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거리에서
건네는 그 위로가 참 좋거든요.
그댈 위해서라면 언제든 어깨를 내어 줄게요.
그대도 아주 가끔은 어깨를 빌려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