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6 (수) 별에 당첨되다
저녁스케치
2022.03.16
조회 548
목구멍에 풀칠하는 일을
염려하다가
자동차에 모셔두곤 까맣게 잊어버린
지지난 주 로또가 머릿속에 떠올라
열두 시도 넘은 밤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왔는데
무심코 바라본 하늘엔
로또 상금만큼보다 많은
별들이 떠 있었다
마음 깊이 생각하기를
별이 로또로구나
꽃이 햇살이 바람이 노을이
로또로구나
이 엄동설한의 겨울밤에
저 먼 우주의 별을 바라보게 해준
나의 목구멍 풀칠에 대한 염려가
바로 로또로구나
아무래도 꿈같기는 하여
당첨액이 얼마나 되는지
새벽까지 몇 번이고 별을 세어보았다
양광모 시인의 <별에 당첨되다>
누구는 돈이 전부라고 하지만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훨씬 많은 걸요.
모든 계절 번갈아 피어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들.
언제나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친구들과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옆 지기,
더러 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예쁜 아이들.
별처럼 반짝이는 보물들이 곁에 있으니
이번 주도 로또는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