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6 (화) 뒤돌아보면 아프다
저녁스케치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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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도를 나오자
전단 한 장 쑥 들어온다.
무심결에 피해가다
뒤를 당기는 것 같아 돌아보니
허리 굽은 할머니
사람들에게 전단을 내밀고 있다.
장애물 피하듯 비켜 가는 사람들을
할머니 축 처진 몸빼 바지가 바라본다.
보도블록 위로 발자국 찍힌 전단
버려진 아이처럼 할머니를 보다가
바람에 떠밀려 팔락팔락 구석에 박힌다.
눈에 물기가 많으면
같은 바람도 더 차가운 법이다.
후회가 많으면
추억도 아픈 법이다.
전단 한 장 받아줄 마음 한 장 없이
나는 살았구나
가난보다 가난하게
나는 살았구나
뒤돌아서서야 눈물 나는 나는
뒤돌아서서야 서러운 나는
전남진 시인의 <뒤돌아보면 아프다>
못 본 척, 모르는 척.
외면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더는 세상을 믿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약해 질까봐 언젠가 부턴 뒤돌아보지도 않아요.
하지만 너무 자책하고 미안해하진 않았으면 해요.
그저 각자 열심히 살아갈 뿐, 누구의 탓도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