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5 (월) 그대의 색깔로
저녁스케치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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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고 싶다 그대의 색깔로
그대의 색깔이
잘 익은 붉은 사과 빛이라면 좋겠지만
그대의 색깔이
화려한 오색 무지갯빛이라면
더더욱 좋겠지만 나는
그대가 조금 덜 익은 풋사과 빛이어도
그대가 여기저기 빛바래진
조금은 서투른 빛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대의 색깔로 물들고 싶다.
오랜 시간이 지나
바위가 이끼에 푸르게 덮이듯 서서히
길고 긴 겨울밤 하늘에
늦은 새벽빛이 물들 듯 고요히
나는 그대의 색으로 물들어 가고 싶다.
양경모 시인의 <그대의 색깔로>
선명하지 않아도, 찬란하게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서툴거나 마음이 망가져 제 빛을 잃었다 해도 상관없어요.
원래 선하고 곧은 품성의 색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걸요.
그런 서로의 은은한 빛깔에 물들어가요. 우리.
서로에게 스며든 우리가 무지개빛 세상을 만들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