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4 (목) 빨간 신호등
저녁스케치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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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렸다.
빨리 달렸다.
남들이 달리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노란 불에 멈춰야하는데
뒤에서 달려오니 멈출 수가 없다.
파란 불이 이어지면 운이 좋다고 즐거워한다.
그러다가 속도가 붙어
멈춰야할 곳에서 멈추지 못하고 그만.
삶에 빨간 불이 켜지면 숨이 막힌다.
달릴 수 없으니 답답하다.
알 수 없는 내일이 더욱 무섭다.
울지 말자.
분한 일도 아니다.
숨고르기 시간이 주어졌으니
잠깐 나를 보며 이 순간을 고마워하자.
선미숙 시인의 <빨간 신호등>
요즘 우리 마음이 그렇죠.
한참 달려도 모자란 시기에
빨간 신호 앞에 멈춰 서 있어 답답한데,
신호가 꽤 길어지니 더 지칠 수밖에요.
물론 아직 파란불로 신호가 바뀌진 않았지만,
머지않아 신호에 걸리는 일 없이
우리가 가는 길마다 파란불만 계속 켜질 거예요.
그러니 너무 낙담하지 말고 잠깐 숨 고르면서
차분히 내일을 준비하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