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3 (수) 인생은 빈잔
저녁스케치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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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더 할수록
잔소리가 많아지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삶이 커갈수록
잔을 덜 채우는 이치를
이제는 알 듯 합니다.

고목의 나이테처럼 늘어나는 사연
빈자의 가슴으로는 더해도 부족하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까닭에

세월이 깊어질수록
갈증의 늪에서 방황하는

나의 인생은 늘 빈잔입니다

채련 시인의 <인생은 빈잔>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라는 어른들의 말씀.

그런 게 어딨어 채울 게 얼마나 많은데
했는데 살아보니 알 것 같습니다.

둘을 가지고 있으면 셋을 가지려 하고
내가 가진 많은 것들 보다
없는 한 가지만 바라보게 된다는 걸.

끝없이 바라고, 비교하고, 절망하며,
허상만 쫓다 정작 나를 잃을까 두려워
이젠 마음의 그릇을 조금씩 비워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