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8 (수) 풀꽃 간이역
저녁스케치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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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속살에서 나온 울음소리 들리나요
살갗을 에이는 샛바람소리에
풀꽃이 누웠어요
젖은 마음 잠시 등기대고 쉬었다 가세요

나뭇잎을 흔들고
마들가리가 흔들리고
물살도 흔들려요
바람이 스쳐간 자리
꽃들은 더 환해지고
풀잎들은 더 파래져요

휘파람 손짓에
서서히 몸을 일으켜주는 햇살
어느새 가난한 골목길에 퍼지는 화색
아! 드디어 풀꽃 간이역에 도착 했어요

류연경 시인의 <풀꽃 간이역>


햇살이 따가울 땐 나무 그늘에서 쉬어 가고,
답답할 땐 바람 따라 움직이는 풀잎들의 노래를 들어요.

회색빛 하늘처럼 우울할 땐 푸르른 가로수를 보고,
삶이 무료하게 느껴지면 알록달록 꽃들을 만나러 가요.

멈춰 선 모든 곳이 간이역이 되어주는 계절.
이 계절에 기대어 잠시 쉬어가고픈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