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1 (수) 그래, 그래
저녁스케치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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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더위에
싱그러운 바람 한 점 고맙고
동지섣달 추위에
따스한 볕 한 점 고마운
인생은 살 만하다

뻘뻘 손놀림에
배곯지 않고
뚜벅뚜벅 발걸음에
식솔들 웃음소리
그래, 그래 인생은 그렇게 사는구나

주름살 한 줄에
자식 놈 한 뼘 크고
흰 머리 한 가닥에
손주 놈 한 살 더 먹는
인생은 살 만하다

아이들 하나둘 곁 떠날 때
뜨거운 눈물 한줄기
눈에 밟히는 손주 놈
오면 시끄럽고 가면 보고 싶어
그래, 그래 인생은 그렇게 사는구나.

강보철 시인의 <그래, 그래>


퇴근하며 이번엔 진짜 때려 친다 다짐하고도
아침이면 꼬박꼬박 출근도장을 찍고,
가족 먼저 챙기느라 나는 늘 뒷전인 우리.

그렇게 신세 한탄도 잠시,
퇴근길 은은한 꽃향기에 한껏 취해
가족들이 좋아하는 간식 사들고 들어가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쭉 들이키며 말하죠.

“캬~ 좋다. 이게 사는 재미지.”

그래요. 그렇게 살아요, 우리.
원래 제일 평범한 게 가장 어려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