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6 (금) 아름다운 모습
저녁스케치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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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이야기를
아주 유심히 들어주며
까르르 웃는 이의 모습
동그랗게 둘러앉아
서로 더 먹으라고 권하면서
열심히 밥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
어떤 모임에서
필요한 것 챙겨놓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이의
겸허한 뒷모습
좋은 책을 읽다가
열심히 메모하고
밑줄을 그으며
뜻깊은 미소를 짓는 이의 모습
조용히 고개 숙여
손님이 벗어놓은 신발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이의 모습
“저기요. 사진 하나 찍어주세요!”
갑자기 부탁을 하였을 때도
귀찮아하지 않는 웃음으로
정성 다해 사진을 찍어주는 이의 모습
이웃이 슬픈 일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달려와서
말없이 손잡고 눈물 글썽이며
기도부터 해주는 이의 모습
누가 몸이 아프다고 하면
큰일 난 것처럼 한 걸음에 달려와
자기 일처럼 내내 걱정하며
그의 곁을 지켜주는 이의 모습
이해인 시인의 <아름다운 모습>
마치 투명망토라도 쓴 것처럼
따뜻한 마음은 보이지 않아요.
착한 일들도 눈에 띄지 않죠.
그런데 기분 좋게 일이 술술 풀릴 때
왠지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때를 생각해보면
서로를 위하는 작은 마음들이 주위를 감싸고 있어요.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고 아직은 살만 하다고 느껴지는 건
그런 우리들의 아름다운 모습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