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30 (토) 기다림이 있다는 건
저녁스케치
20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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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에 가면
인생이 보인다.
자랑하듯 스쳐가는
특급인생의 허무가 보이고
고달프게 쉬어가는
완행인생의 슬픔도 보인다.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스치듯 달려갈 뿐
머물 데 없는 삶은
사라지는 기적처럼
허무하고 고달프게 쉬어가지만
짧은 만남일 뿐
긴 유랑의 삶은
빈 대합실 괘종소리마냥 처량하다.
간이역은 쓸쓸하지만
한 순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무치는 그리움이 있다.
기다림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요히 아름다운가
간이역에 가면
조촐한 행복이 보인다.
박성호 시인의 <기다림이 있다는 건>
멈춰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나의 모습도, 내가 가려는 길도,
시시각각 변하는 신비로운 자연도,
누군가의 아픔과 인생도.
그러니 삶이 버거울 땐 멈췄다 가요.
잊고 잊던 작고 소중한 행복들을 만나며
나만의 간이역에서 잠깐 쉬어가는 거예요.
아니, 충분히 쉬어도 돼요. 그래도 늦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