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7 (월) 단추를 채우면서
저녁스케치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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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단추, 첫연애 첫결혼 첫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걸

천양희 시인의 <단추를 채우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도통 알 수 없을 땐 처음으로 돌아가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끝까지 잘못 끼워진 채로 이어지듯
우리 삶도 마찬가지인 걸요.
돌이킬 수 없다고 단정 짓지 말고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거예요.
언제나 지금이 가장 빠른 순간이니까.
우리의 가장 젊은 날을 소중히 여기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