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1 (목)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저녁스케치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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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 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오규원 시인의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바람에 모든 것이 휘청거려도
나만은 흔들리지 않기를,

시련이 삶을 헤집어 놓아도
나만은 그대로이길 바라지만,

세상은 우릴 한시도 가만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흔들리며 다시 일어서는 법을 알게 되지요.

그러니 마음껏 흔들리기로 해요.
곧은 심지가 더 단단히 뿌리내리길 기다리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