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0 (수)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저녁스케치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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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위험한 도로를 건너야 하는 나는
눈이 멀어 있었다

가도 돼. 초록 불이야.

어둠 속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믿었고
보이지 않는 차가 내달리는
위험한 도로를 건너자

미션을 통과한 도시의 야경이
꿈답게 펼쳐졌고
색색의 불빛이 비현실답게
클로즈업 되었다

꿈에서 깨어나 다시 꿈을 꾼다

온화한 그 목소리를

기도하듯 기억해 내며

눈을 뜬 채

대낮의 미지를 걷는다

아침이면 원점으로 다시 태어나고야 마는
영원한 미성숙의 내가
애처롭게 붙잡고 싶은 말

신의 목소리로 간직하고 싶은 말

가도 돼. 초록 불이야.

박수옥 시인의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인생에도 신호등이 있어
노란 불을 만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빨간 불을 만나면 어김없이 멈춰야 하지요.
그래서 답답하고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신호가 바뀔 때까지 일단은 기다려야 해요.
물론 당장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분명 5,4,3,2,1...
지금도 대기 숫자는 떨어지고 있을 테고,
머잖아 우리 인생에도 초록 불이 켜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