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4 (목) 골목길
저녁스케치
2025.08.14
조회 189
가로등 불빛 희미해도
그림자 밟으며 걷는 익숙한 길
다른 길 걸어온
둘이 이야기하며 하나 되는 길
눈 감아도 코끝으로
사람의 향기 스며오는 길
나뭇가지가 부는 휘파람 소리
노을 지는 하늘에 발그레 물드는 길
저 길 끝에 네가 있을까
아직도 설레며 걷고 있는 골목길
문득 뒤돌아보면
둘이 걷다 사라져도
끝에서 기다려주는 외롭지 않은 길
황윤희 시인의 <골목길>
땀에 흠뻑 젖은 여름날 저녁,
동네 어귀에 들어설 때면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어깨에 들어간 힘이 주욱 빠졌어요.
수고했다며 토닥이는 달빛의 위로와
담장 위 능소화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굽이굽이 돌아 집으로 향하던 골목길.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 우리 집 앞
따스한 가로등 불빛 아래 서면
모든 힘겨움이 저만치 달아났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