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8 (화) 조용한 그림자
저녁스케치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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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은
눈빛보다 먼저
가슴에 닿는다

요즘, 지쳐 보이네요
그 말 한 줄이
내 안의 오래된 저녁을 깨운다

나는
당신이 비켜 선 자리로
조용히 몸을 옮긴다

가끔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한낮의 골목,
당신의 발자국조차 멎은 시간
누군가의 목소리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나는
마음의 벽에 기대어
풀잎처럼
느리게, 아주 느리게 누운다

말 대신
흔들림 없는 침묵이
내 어깨를 덮는다

견딘다는 건
모든 걸 말하지 않는 용기이거나
잠시, 사라질 줄 아는 마음

나는
당신의 그림자 아래
조금씩 식는다

뜨거운 하루 끝
어디선가 불 꺼진 창처럼
아무도 모르게, 천천히

박성환 시인의 <조용한 그림자>

어질어질 더위를 먹어가면서도
옷 마를 새 없이 종일 땀에 젖어
쉼 없이 일하는 이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대의 오늘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등에 핀 소금꽃이 말해 주는걸요.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