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5 (토) 사는 게 궁금한 날
저녁스케치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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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궁금한 날
술 한 잔 어떠하신가

봄날엔 해묵은 산 벚나무 아래 앉아
술잔에 꽃잎 띄어 쓰다 만 시
벗하여 마시고

여름엔 매미 소리 울창한
숲속 계곡에 벌거숭이로 들어앉아

벗들과 함께
별 하나 나 하나
산 놓으며 마시고

가을엔 저녁 예불 소리 들리는
절 밑 주막에 들러

발밑에 뒹구는 낙엽 따라
진양조로 마시고

겨울엔 눈 쌓인 외딴 마을
타는 장작불같이
눈밭에 엎어져 통곡으로 마시고

사는 게 못내 궁금한 날
술 한 잔 어떠신가

아니면 그저 차나 한 잔 하시던가

김시천 시인의 <사는 게 궁금한 날>

그냥 평범한 일상을 묻고 싶을 때가 있어요.
잘 사는지, 건강은 어떤지, 가족들은 무탈한지...

오가는 싱거운 안부에서 시작해 삶의 애환을 나누다
한바탕 추억여행을 하고서 갈무리되는 대화.

늘 뻔한 패턴이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다 보면
마음의 허기는 사라지고 상처 입은 마음에 새살이 돋지요.

누군가 생각날 땐 주저 말고 안부를 전해 봐요.
그 사람도 같은 마음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