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6 (목) 올빼미
저녁스케치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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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의점 알바생이다
먼 낙도에서 날아와
옹이 같은 반지하 방에 둥지를 틀었다
장마철에 벽지에서 검은 꽃이 피고
가끔 곰팡내가 코를 찌르지만
보금자리가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아침이 되면 길 밑에 누운 창으로
유리를 깰듯한 햇살도 쏟아져 들어온다
덕분에 낮에는 방에 담겨 꿈을 키우다가
밤에 깃을 치며 일터로 날아간다
그렇게 밤새워 소리 없이 비행하다
이슬 묻은 깃털로 돌아와
구겨진 울음을 죽지에 묻고 잠들지만
나의 날개는 추락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울음으로 새 길을 놓고 있는 것이다
권영하 시인의 <올빼미>
이제 좀 나아지려나 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시련들.
긴장을 풀 겨를도, 잠깐의 쉼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어찌나 기세등등한지.
그러나 아직 때가 아닐 뿐,
희망을 놓지 않는 한, 좋은 날은 옵니다.
더 멀리, 더 높게 비상할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 함께 조금만 더 힘 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