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제한속도 없는 도로
누구도 표지판을 믿지 않는다
젊음은 초록불에 취해 달리고
후회는 뒤늦게 깜박인다
욕망이 앞차를 추월하고
기억은 차창 밖으로 흘러간다
신호 위반처럼, 우리는
사랑을 서둘러 잃고 다시 밟는다
벌점 같은 상처가 남아도
그것이 나였음을 증명하듯 빛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
삶이 가르쳐 준 느림의 아름다움
오늘은 잠시 속도를 낮춰
내 마음의 도로를 정비한다
이경란 시인의 <낯선 속도>
분명 나이만큼씩 흘러간다고 했는데
이미 시간은 아우토반을 달린 지 오래.
추억할 겨를도, 계절을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은 빛의 속도로 지나갑니다.
그런데 아세요? 그 낯선 속도에
급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란 걸.
절대 시간이 우릴 끌고 가게 두지 말아요.
마음의 표지판과 몸의 신호를 읽으며
천천히, 천천히, 모든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