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헤어져 떠나는 당신은
살아오면서 미웁기도
내 마음 밤새도록 뒤척이게 하기도
또
마을 큰 팽나무처럼 든든하기도
하였네
이제 밤의 시간이 되어 당신
산 넘어 떠나가야 할 때,
동구 밖까지 배웅 간 나는
괜찮은 척
당당한 척
휘파람을 불기도 하네
아침 오면 동박새처럼 일찍 일어나
당신 오는 산길을 지키리,
당신 아니 오고 해만 뜨면
손 모아 기도 하리라
저 모레에는 오게 해달라고
또 아니 오면 글피에도
희망은 놓지 않게 해달라고.
심현철 시인의 <해넘이>
더 밝은 내일의 빛을 위해
겸손히 자리를 내어주는 노을을 보고 있으면,
치열했던 하루를 보내며
소란했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지요.
오늘도 참 애썼다는 따뜻한 토닥임,
그 무언의 위로에 기대어
지친 하루의 마침표를 찍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