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5 (월) 가끔은
저녁스케치
2025.09.15
조회 129


가끔은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대 속에 빠져
그대를 잃어버렸을 때
나는 그대를 찾기에 지쳐 있다.

하나는 이미 둘을 포함하고
둘이 되면 비로소
열림과 닫힘이 생긴다.
내가 그대 속에서 움직이면
서로를 느낄 수는 있어도
그대가 어디에서 나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해 허둥댄다.

이제 나는 그대를 벗어나
저만큼 서서 보고 있다.
가끔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다.

서정윤 시인의 <가끔은>

너무 멀어지면 서운함이 앞서고
너무 가까우면 상처를 가늠할 수 없기에
늘 어렵기만 한 사람과 사람 사이.
그래서 미움이 빠져나갈 수 있는,
하지만 서로의 온기는 전해질 만큼의
마음의 틈을 두어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