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9 (화) 파도
저녁스케치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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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내 몸에 얼룩을 남기고
어떤 것은 손발에 흠집을 남긴다
가슴팍에 단단한 응어리를 남기고
등줄기에 푸른 생채기를 남긴다
어떤 것은 꿈과 그리움으로 남는다
아쉬움으로 남고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고통으로 남고 미움으로 남는다
그러다 모두 하얀 파도가 되어간다
바람에 몰려서 개펄에 내팽개쳐지고
배다리에서는 육지에 매달려지기도 하다가
내가 따라갈 수 없는 수평선 너머
그 먼 곳으로 아득히 먼 곳으로
모두가 하얀 파도가 되어 간다
신경림 시인의 <파도>
괜찮아질 만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삶의 아픔들.
어떤 일은 명치 끝 아린 통증으로
또 어떤 일은 볼 때마다 괴로운 상흔으로 남지만,
그럼에도 잊어야지요.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잊는 일조차 힘겹다면
모른 척 시간에 던져둬요.
그런다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점점 흐려져서 언젠가는
그래, 그랬었지...하는 날이 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