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4 (목) 그렇게 살고 있을 꺼야 다들
저녁스케치
2025.09.04
조회 243


그렇게 살고 있을 꺼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켠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녹지 않아
쉽게 쉽게 살 수도 없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허망해서 애탈 때가 한두 번 아닐 테지

그렇게 살다 보면 세월은
어느새 서리 내리고
문득 어느 날
회심곡이 맘에 와닿는 날
그날은 저무는 저녁놀조차
예사롭지가 않을 꺼야

살다 살다 그렇게 혼자 지쳐서
술 한잔 놓고 넋두리만 웅얼거릴 때
사연들은 더 깊이깊이 속으로만 숨고
살면서 사연 없이 사는 이가
누구 있을려구

누구든 저마다 말 못 할 사연 하나쯤
깊은 속에 묻어두고 웅웅거리며
그렇게들 아마 살고 있을 꺼야

어디 나만 그렇겠어
다들 그렇겠지

김낙필 시인의 <그렇게 살고 있을 꺼야 다들>

시작은 달랐을지 모르나, 지나고 보면 거기서 거기.
영화 몇 편, 소설 몇 권쯤 되는 사연 없는 사람 없지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아도 살다 보면 살아집니다.
그러니 서로에게 기대어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