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 (금) 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저녁스케치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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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면
같은 길을 가는 거라고 믿었지
한 차에 타고 나란히
같은 전경을 바라보는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봐
너는 네 길을 따라 흐르고
나는 내 길을 따라 흐르다
우연히 한 교차로에 멈춰 서면
서로 차창을 내리고
-안녕, 오랜만이네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는 것도 사랑인가 봐
사랑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계속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끈도 아니고
이걸 알게 되기까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으레 고통스러웠지
아, 신호가 바뀌었군
다음 만날 지점이 이 생이 아닐지라도
잘 가, 내 사랑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양애경 시인의 <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빛나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마련이고,
가까웠다 멀어졌다 하면서 인연이 깊어지기도 하지요.
그러니 너무 연연해 말아요. 미워도 말고.
사랑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응원하는 거니까.
언젠가 인생의 교차로에서 스치면 미소 지을 수 있게.
그 미소가 서로에게 따스한 추억이 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