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31 (목) 상처에 대하여
저녁스케치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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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 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복효근 시인의 <상처에 대하여>
삶이 까칠하게 묻습니다.
최선을 다했냐고.
삶이 상처를 주며 말합니다.
아프면서 크는 거라고.
삶이 또다시 시련을 던지며 외칩니다.
어디까지 견디는지 보자고.
하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어떤 상처도 향기로운 꽃으로 피워내는 우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