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4 (월) 아홉 가지 기도
저녁스케치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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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나의 아픔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아픔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나의 절망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절망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깊은 허무에 빠져 기도합니다
그러나 허무 옆에 바로 당신이 계심을 알게 하소서
나는 지금 연약한 눈물을 뿌리며 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남을 위해 우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죄와 허물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또다시 죄와 허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내 이웃의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행한 모든 영혼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용서받기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굳셈과 용기를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더욱 바르게 행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도종환 시인의 <아홉 가지 기도>

부디 매일매일
착한 이 모든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지길,
단, 사랑하는 이들이 눈물 흘리지 않도록
아파야 한다면 내가 조금 더 아프기를,
그리고 이 마음이 영원히 변치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