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26 (월) 견디는 연습
저녁스케치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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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거리는 인체 조형도처럼
못과 나사에 조여져야만 한다
딱 한 개 남아
흔들거리는 이처럼
먹먹한 사랑 한 조각,
가슴 한 켠에 밀어둔 채
서늘하게 계절을 기다려야만 한다
빈 병의 술처럼
남겨져서
내 삶의 여백을 삭여내고 있는
아픔이여,
차라리 앓고 있으니 행복한 것을
견딜 일 생겨서 살맛 나는 것을
그러니,
말없이 끌어안고 눈물 흘리며
못과 나사를 조일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견뎌낼 수밖에 없다
이 계절의 내 일과표는
이진숙 시인의 <견디는 연습>
몸이 아프면 약을 먹고
힘들면 쉬어가는 것처럼,
삶 역시 삐걱대면 조율하고
조금씩 수정하며 사는 것일 테지요.
삶이 아플 땐 꼭 맞는 처방전도 없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 막막하지만,
고진감래를 새기며 견뎌내기로 해요.
세상은 열심히 산 사람들의 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