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1 (월) 햇살이 너무 좋아서
저녁스케치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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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너무 좋아서
당신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다 채우고 남은
그 햇살 한 줌을 집어다가
흐릿해진 당신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어느 날 내가 먼 산을 바라볼 때면
그 산 너머에 갓 세수한 얼굴로
나를 마주하고 서 있다가
당신도 햇살을 한 줌 집어서는
못난 내 얼굴을 그리고 있을 테지요

바람이 너무 좋아서
당신을 불러볼 때가 있습니다
햇살이 스며든 구름 위에
주저앉은 바람의 등에 기대어
잊혀진 당신의 사랑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으로 묻혀가는
전등 빛으로 분칠한 도시 한편에
이번엔 내가 당신을 향해 서 있으면
당신은 졸린 바람을 앞세우고
어쩌면 그날은 나를 찾아올 테지요

서미영 시인의 <햇살이 너무 좋아서>

햇살이 참 좋은 날엔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세요.
햇살에 반짝이는
꽃과 풀잎 사이로
그리운 이름 하나,
아름다운 추억 하나,
자그마한 행복들이
나풀나풀 나비처럼
날아오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