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우리 아버지 사랑합니다.
고정석
2004.12.09
조회 67
이제 서른둘의 목회자 가정의 막내아들입니다...

우리 교회는 교인 열 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교회입니다.
개척하신지는 20년 이상 되셨지만 교회에 부흥에는 꼭 교인 일부의 반대와 불순종이 있었고 그로인해 아버지는 처음 개척교회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을 반복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모든 것을 주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등을 돌리며 손가락질하며 나가버린 교인들에게도 싫은 소리 높은 언성 한번 지르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을 당신의 부덕이라 생각하시고 매일 철야기도로 그 모든 것을 주님에게 의지하셨습니다.
대예배가 끝나고 아버지께 욕설을 퍼부었던 교인... 위암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을 경험했던 교인도 아버지의 바른 충고에 집에 찾아와 자신을 능멸한 것이라며 아버지의 멱살을 잡으며 폭력을 가했고... 금광을 발굴했다며 보증을 서달라고 한 후 소리도 없이 큰 손해를 입히고 잠적해버린 교인... 그 외에도 너무도 많은 것을 보고 아팠던 제 자신에게 교회와 그 성도들은 부정적이며 증오스러웠던 존재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이었기에 그런 상황에서 참을 수 있었겠지만 성인이 된 지금 그런 일들을 경험했다면 아마 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개척교회를 돕는다고 성금을 주시는 일부 큰 교회에 담당자 분들, 교회가 작다고 그 목사님들이 능력이 없거나 자질이 없으신 분들이 아닙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세우신 분들이십니다. 도움을 주시려면 아무도 모르게 도와주세요.
그런 자리에 다녀오시면 늘 어깨가 쳐져 있지만 늘 쪼들렸던 물질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을 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더 이상 바라보기 싫습니다.
더 이상은 아버지가 상처받지 않고 목회활동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교인들에게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아버지는 칠순을 바라보시는 나이가 되셨고 아직까지 작고 초라한 교회에 목회자이십니다.
교인들은 모두 예순을 넘기신 노인 분들입니다.
대예배가 끝난 후 조촐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모인 교인들의 모습에서 감사함을 느낍니다.
과연 아버지가 남기신 것은 무엇일까... 많은 생각들을 해보고 갈등 해봐도 아무런 답은 없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건강히 서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우리 가정의 전부이며 행복입니다.
오늘도 아버지는 밤10시가 좀 넘으시면 일어나셔서 거리를 걸으며 기도를 드리십니다.
교회에는 어려운 생활로 기거하시는 성도 분들이 있어 잠을 깨우실까봐 새벽기도 시간까지 거리를 걸으며 기도를 하시는 겁니다.
목회를 시작하시고 교인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철야기도를 한 번도 잊으신 적 없는 훌륭하신 분입니다.
저도 이제 더 이상 아버지의 아들로서 믿음의 일꾼이 되고자 노력 할 것입니다.
목회자의 아들로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될 것입니다....
아버지 존경합니다....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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