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이 기도 시간에
정영숙
2005.03.24
조회 59
지난주일 이었다. 우리교회 U 장로님이 공중 기도를 드렸는데 아? 그 목에 힘주던 장로님이 몇마디 하다가 울먹이드니 그만 크게 훌쩍훌쩍 울어 앞자리에 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든 나도 따라서 울었다. 울면서 나혼자 생각하기를, 저 장로님 누나가 작년에 암 수술을 받았는데 그만 돌아가셨나보다. 그소식을 조금전 듣고 눈물이 북받쳐 우는가? 라고 생각하며 어찌했든 기도문이 은혜스러워 아멘, 마멘 했다. 전 교인들도 아멘아멘을 크게 했다.


그런데 예배 시간이 끝나고 일층에 내려 오는데 장로님 내외분이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인사로 '장로님 오늘 기도가 어찌나 은혜가 되는지 많이 울었습니다' 라고 했드니 아, 글쎄 장로님 말씀이' 정집사가 앞 자리에 앉아 눈물을 닦으며 훌쩍훌쩍 울기에 나도 목이 메여서 참다참다 울었는데 좀 부끄럽네요' 하며 나를 보고 첫 찬송가에 은혜를 받아서 울렀냐고 되물었다.


나는 그 말에 예?? 했는데 순간 머리에 팍! 스쳐가는 것이 있어 또 장로님 은혜많이 받았다 하고 성가대 연습을 하려갔다. 연습을 하는 동안 자꾸만 웃음이 나와 혼자 벙글벙글 웃는데, 조금전 그 장로님 사모님도 성가대원인데 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웃었다. 감을 잡았을까? 아니면 내가 은혜를 받아서 벙긍벙글 웃는다고 생각 했을까?


사실은 내가 요즘 감기로 심히 고생을 하여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나고 코가 막혀서 순수건으로 코를막고 훌쩍이었다. 그리고 또 감기 후유증으로 눈물이 줄줄 흘러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계속 닦고 있었다. 그 장면을 맞은편에 앉아 보고있었던 장로님이 내가 은혜를 받아 울고 있는줄 알았든 것이다. 눈물도 전염. 콧물도 전염 은혜 받는것도 전염이 된 날 3월20일. 지진 일어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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