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정영숙
2005.03.25
조회 58
사람은 누구든지 처음 만날 때는 인상을 보고 그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수가 많다. 꼭 미남미녀가 아니라 해도 환하게 웃는 얼굴, 편안한 얼굴 , 목에 힘을 뺀 얼굴 , 눈동자가 맑은 얼굴, 이런 사람을 좋아하고 또 자꾸만 만나고 싶어 한다.




아무리 얼굴이 미스코리아나 미스터코리아라도 두 번 만나고 싶지 않은 얼굴이 있다. 사자나 범같이 험상궂은 얼굴, 못 볼 것을 억지로 본 것 같은 찡그린 얼굴, 쪽 제비 같이 눈을 째려보고 타인의 허물만 꼬집어 내려는 얼굴, 욕심의 덩어리가 볼에 더덕더덕 붙어 불만투성인 얼굴, 눈동자를 번덕번덕 굴리며 무엇이나 생기면 몰래 먹어 치우려는 얼굴, 질투가 많아 나 외에 특히 가까운 사람이 자기보다 잘되면 생각 하는 척 하면서 은근히 싫어하여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표정이 나타나는 얼굴,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몸이 간지러울 정도로 유순하게 굴며 아부하는 노릿한 얼굴이다. 이런 인상을 가진 사람과는 꿈에라도 피하고 싶다.




앞에 나열한 좋은 인상과 나쁜 인상은 다 마음에서 얼굴로 향기처럼 풍겨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의 향기를 얻어 보려고 열심히 노력 하지만 워낙 평소에 心과心을 저장한 재료가 없어서 뜻대로 되지 않는다. 때로는 배우처럼 거울을 보고 좋은 인상을 연습도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잘 되지 않는다.




오늘도 창문을 열면서 마음으로 기도 드림의 제목은 , 깊은 산골의 옹달샘 같고, 가을 들 같이 푸근하고, 비온후의 무지개 같이 깨끗한 인상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하여 주시고, 그 보다 더 원함은 내가 타인에게 그런 사람으로 보이게 하여 주십시요 이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