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을 보고
정영숙
나는 너를 꽃으로만 부르고 싶다
멀리서 부르면 구름 밭에 피어 있는
목화송이가 고개 끄덕이며 답하는 것 같고
곁에서 부르면 가을 들녁에 옹기종기 모여
햅쌀밥 먹고 노래가락 부르고 춤추는
수건 쓴 여인들의 모습 같은 너.
그래서 나는 너를 꽃으로만 부르고 싶다
나는 너를 꽃으로만 보고 싶다
뒤돌아보면 흰옷 입은 천사들이 나를
지키기 위해 무리지어 서 있는 호위병 같고
앞으로 보면 연분홍 환상의 꿈 빛을 쫓아가는
철새들 같은 너.
그래서 나는 너를 꽃으로만 보고싶다
나는 너를 꽃으로만 사랑하고 싶다
그것도 배시시 웃는 작은 입술의 꽃이 아니고
비어있는 온 입을 다 보이고 웃는 너
그래서 나는 너를 꽃으로만 사랑하고싶다.
2004년 3월29일 진해서
http://blog.naver.com/jh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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