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줄 알았다구(선물:두발통)
실떡벌떡
2003.12.10
조회 69
그날도 우리 부부는 여전히 샐쭉 토라져서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꼭 우리는 잘나가다가 끝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있다가 당신이 나올 적에 이쁘게 하고 나오란 말이야 요즘 도대체가 왜그래? 꼭 동남아 저리가라 하잖아!"
하는데...
저는 그 동남아라는 말에 버럭 화가 났습니다.
동남아라니...
그전에는 방콕이라고 놀려대길 몇달...
정말..
다리가 분질러졌으니 방콕이지...내가 뭐...헐일 없어서 방안에 콕하고 박혀있나?
저는 말 함부러 하는 남편과 입씨름 하기 싫어서 아예 입을 붙여버렸지요.
그런데...
또 동남아라뇨?
아무리 한들 이 몸매에..
이 미모에...
글구 이 각선미에 제가 동네에 남아도는 아줌씨이겠슴까?
듣자듣자 하니..
저는 눈썹연필로 이쁘게 그려대던 눈썹이 엉망진창으로 변할 만큼 얼굴의 근육들을 씰룩거렸습니다.
남편은 그런 제 심정도 모르고 또 한마디 하는데..
"그 구두는 또 뭐야? 아예 곰발바닥 들어갈 듯이 넓어진 것은 뭐야? 당신 디룩디룩 살만찌는 것 아니야? 어휴 보기 싫어!"
하는데 짱났습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길래 저는 조용히 손을 저었습니다.
나가라고..
펄럭펄럭!

그러자 그 제스처를 보고 남편도 버럭 화를 내는데.
무례하다나요?
하이구야! 무례의 극치를 보이는게 누군데?

전 계속 펄럭펄럭 태극기 휘날리듯 손을 저어대자 남편은 나가버리더군요.
물론 그 날 남편과의 동부인 모임에는 펑크를 냈구요.
어슬렁 거리면서 느즈막히 돌아오는 남편의 손에는 빨간 사과가 하나 있는데..
뭐야?
하며 받는데요
"나의 사과를 받아줘!"

히이익..
썰렁해라..그게 언제적 방법인데?
남편은 그래도 그런 자기가 멋지지 않냐며 제게 건네준 사과를 도로 뺏어서 짜악 쪼개는데..
아무렴
당신이 어딜 가겠수?
벌레 먹은 사과가 맛있는 지...
썩은 사과가 맛있는 지 사과는 보기좋게 가운데가 팍삭
썩어있더군요.
저는 썩은 사과를 받고 마음 풀었습니다.
사과를 받아 들였지요.

저 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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