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하나 - 음악 다방
최미란
2003.12.23
조회 138
찻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다방이었습니다.
지하에 있던 그곳을 내려가는 계단은 나무로 되어 있어
올라갈 때 내려갈 때 사람의 체중이나 걸음걸이에 맞춰
찌그덕, 삐그덕 소리도 요란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자주 만났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심해지면 성냥개비로 탑을 쌓기도 하며
서로의 편안함을 확인하며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그 남자는 평생의 반려자가 되었습니다.
내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때 많은 커피를 마셨습니다.
무슨 맛인지 잘 모르면서 그냥 쌉싸름하고 달콤하게 혀를 자극하는 그 맛에...
그 다방에서 그렇게 만난 수많은 음악들 그리고 커피 향기.
이십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다방의 커피 맛은 기억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 나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 주던 그 음악들은 아직도 귓전에 맴돕니다.
.............
따뜻하고 향기 그윽한 차가 그리운 시간입니다.
한 해의 끝을 바라보며 마시는 한 잔의 차.
거기에도 세월이 어리며 시간이 지나가겠지요?

그때 함께 삐걱거리는 지하 다방을 오르내리던 남편과
조용히 한 잔의 차를 앞에 놓고 음악 듣고 싶습니다.
다음해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난 해를 돌아보면서,
내가 걸어 들어 갈 한 해가 차 향기처럼 그윽하고 다사롭기를 꿈꾸어 봅니다.

듣고 싶은 음악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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