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부푼 서울 상경~~두 바퀴]
보보스
2004.02.13
조회 75
살아오면서 가장 좋았던 일을 꼽으라니 새삼스러워지네요. 뭐였지? 기억에 남을 만한 가장 좋았던 일이란... 구 소련의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톡에서 난생 처음 경험한 '백야'의 신비함에 온밤을 지샜던 일.. 10주년 결혼기념으로 여행했던 라스베가스의 휘황찬란함과 영화에서나 봄직한 Deluxe Sweet room의 거대한 침대,사치스런 욕조,화려한 가구들.. MGM호텔 카지노에 들어섰을때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백발 할머니들의 여유롭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 우리네와는 너무도 다른 노년의 문화를 잠시 부러워했던 기억도 나구요. 잠시 파노라마처럼 스치는 지난 추억들에 젖어들다 보니 잊고 지냈던 가슴 부풀었던 얘기꺼리가 하나 떠오릅니다. 대구 교육대학 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 일인가 봅니다. 음악담당 하시는 천기석 담임선생님의 영향으로 합창.합주반에서 활동하며 노래를 좋아하고 부르기를 즐기며 그렇게 음악과 나의 생활이 하나가 되게끔 이끌어 주셨던 때였습니다. 풍금소리에 맞춰 노래부르던 음악시간을 젤로 좋았했었던 나.. 방과 후면 합주반 친구들과 헝가리 무곡 5번을 연주하던 그 연습실 장면이 아스라히 스쳐집니다. 아코디언 소리며 바이올린 소리도 귓전을 아련히 울립니다. . .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져 쓸 수가 없네요..^^;; 휴~~우 . . 어느 날 ,선생님께서, [전국 어린이 동요 작곡대회]가 서울에서 있을 예정이니 참가하고픈 학생들은 예선전에 낼 곡을 지어서 가지고 오라고 하시는 거였어요. 엉! 서울로 간다고.. 그것도 친구들과 선생님이랑... 아 , 가고싶다... 근데 작곡을 하라니..작곡을 어떻게 해야하지..? 하지만, 높은 빌딩들도 많고 탤런트도 많다는 서울을 간다하니 어떻게든 예선전에 붙어야만 했지요. 작곡에 대한 공부를 한 적은 없었지만 노래를 좋아하는 그 감성만으로 정말 열심히 곡을 만들었고 그 결과, 당당히 예선에 붙었지요. 다른 학년과 더불어 10명 정도 본선진출을 하게 된 거였어요. 그날, 그때의 그 마음이란... 어린 마음에 얼마나 흥분되고 떨리던지.. 서울 가는 전날 밤, 입고 갈 옷 가지런히 챙겨놓고 한 숨 자지 못한 채 날이 새기만을 기다리던 그 밤의 긴 시간들... 부모곁을 처음으로 떠난 여행이었고 기차 타 본 것도 처음이었고.. 설레임에 흥분됨에 이리 저리 눈 굴리며 발 디딘 첫 서울상경! 하지만 생각보다 꽤재재한 풍경에 조금 실망했었어요. 본선 장소가 풍문여중 이었기에 숙소를 그 근방에 정하였는데 논 밭이 많았고 하수구도 여기저기 보였고 지저분한 한옥들, 높은 빌딩은 보이지도 않고... 친구들끼리 '야~~서울도 별거 아니네, 대구보다 더 지저분하잖아...' '그래도 강수연이 여기 다닌다 하잖아..' '그래 ?'라고 쑥덕거리며 첫 느낌에 대한 실망감을 다소 위로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위,유명스타가 다니는 학교에 와 봤다.. 뭐, 그런 스타심리 같은 거였죠.어린 마음에..ㅋㅋ 암튼, 그 담날 우린 각자 실력발휘를 다해 본선을 치루었고 장려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뒤로 한 채 한 껏 으스대며 집으로 돌아 왔답니다. 도도 도시라솔 도도 레레미~~~ 아직도 그 때 작곡한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네요. 기억이란 ,순간 잊은 것 같은데도 이렇게 생각날 수 있음은 ... 추억을 떠 올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신청곡) Yesterday 낮에 나온 반달 나뭇잎배 . . 추가열님의 소리로 들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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