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wonyoungah
2004.02.20
조회 67
미국에 간지 일년만에 유아교육 전공한지 얼마되지 않았을적 얘깁니다
나름대로 영어좀 한다고 자만해서 ESL도 거치지 않고 턱 하니 등록을 한 첫날부터 전 헤매기 시작했죠.
다름아닌 교수가 바로 오리지날 텍사스 여자분이었는데 말끝마다에잉 에잉 하는 소리의 특유의 써든 엑센트에 도무지 알아들을수가 없어 진땀만 버적 버적...화장실가서 알아들을수 없는 그 교수의 발음에 괜시리 밉고 원망스러 엉엉 울다가 해결방법을 모색한게 녹음기를 가져와 강의 내용을 모조리 녹음을 하기고 했죠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녹음기로 기침소리부터 시작해 하나라도 놓칠새라 모조리 녹음해와 집에와선 아기 재워놓고 밤새 듣고 또 듣기를.....어느날도 마찬가지로 녹음기를 밤새 들으며 복습에 숙제에 밤새 해매는데 어떤 단어 하나가 도무지 무슨말인지 해결이 되질않아 정말이지 백번정도는 들었을 겁니다.
귀에 들리는 "페니호스"라는 말이 도저히 뭔지 모르겠지만 아뭏든 내일 과제물이니 큰솜한봉지하고 같이 가져오라는데 정말 그게 뭔지 몰라 난감하기 짝이 없어 새벽세시에 자는 남편을 깨워
나보다 미국물을 십년을 더넘게 먹었으니 알겠거니 싶어 페니호스가 뭐냐고 물었더니 남편도 갸우뚱거리며 녹음을 여러번 들어도 도무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예쁜 레이스 달린 펜티가 아닐까 하는 소리에 아! 맞다! 미국사람들은 티 발음을 거의 안하니 펜티호스를 페니호스라고 말했구나! 나름대로 남편과 분석하고
예쁜 레이스 펜티를 다음날 여러장 사가지고 솜뭉치와 함께 의기양양하게 학교를 갔는데 다른 학생들 책상위엔 아무리 둘러봐도 나같이 이쁘고 쌕씨한 펜티를 가져온 사람이 없어 전 더더욱 의기양양하게 교수님 들어오길 기다렸죠.
드디어 뿔테안경을 코언저리에 걸친 긴 금발의 교수가 특유의 엑쎈트의 인사를 하며 들어오자 다들 과제물을 꺼내놓기 시작하는데 웬 기다란 펜티스타킹들을 주섬주섬 올려놓느거였습니다.
그때까지도 사태 파악을 못한 저는 여전히 도대체 이 레이스 펜티를 솜하고 무엇에 쓰려고 그러는 걸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교수님의 제 이름을 부르며 영아의 페니호스는 어디있냐며 묻는거였어요. 자랑스럽게 쎅씨하기 그지없는 레이스 펜티를 여러장 내놓고 보여주자 모든학생들이 나를 너무나도 안쓰런 눈으로 쳐다보는게 도무지 심상치가 않았지요. 교수님도 기가막힌지 안쓰럼반 웃음반의 모습으로 저를 쳐다보며 옆에 학생에게 하나 빌리라며 얘기할땐 정말이지 너무 챙피하고 자존심 상하고 속이상한게 집으로 막 달려가 남편에게 미국에서 십년을 넘게 산 사람이 그런말도 몰라 사람을 망신시키냐고 모든 원망을 돌리며 실컷울고 싶었답니다. 알고보니 페니호스란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펜티스타킹이었고 미국에선 그걸 페니호스라고 부르고 있었고 유아아교육 할때 솜을 스타킹 속에 집어넣어 인형을 쉽게 만드는 작업을 많이 하는데 한국에서 몇년신을 스타킹을 가져갔기에 그런 헤프닝이 생겼었고 아직도 그때생각하면 얼굴이 후끈거립니다.
십육년이 지난 지금 그시절을 다시 겪는다면 아마 자신있게 에이는 받을텐데 정말이지 엄청 헤매던 시절이 필름처럼 스쳐지나갑니다. 그날도 오늘같은 햇살 가득한 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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