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 무서운 아이
이민주
2004.02.20
조회 57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

1학년시절.. 저흰 남녀 같은 반이었습니다..

처음엔 남녀같은 반이라고 해서 기대도 컸었는데..

사내아이들 노는것은 마치 싸움과도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큰 덩치에 소리 지르며 장난하는걸 보면 무섭기까지 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키가 제일 크고 표정이 좀 무서운 아이가 있었거든요..

감히 그 아이에겐 가까이 갈 생각도 못했었지요

어쩌다가 눈이라도 마주쳤다 싶으면 제빨리 고개 돌려버리고..^^

어느날엔가..

쉬는 시간 화장실에 들렀다가 교실로 들어서려 하는데

열려있던 문이 제 앞에서 닫혀버리고 마는거예요..

그 때 문옆자리가 바로 그 무서운 아이의 자리였거든요..

그 아이가 저 들어오는걸 보고는 문을 닫아버린 거지요..

" 야.. 문 열어.. 문 열어 줘.."

몇번을 말하니.. 문이 열리더군요.. 그러나 팔을 뻗고 있어 들어설수는 없었어요..

손을 올려 그 아이의 머리를 내려치며 " 팔 치워.. " 말해버렸습니다..

정말이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냥 나가버린 팔... 말그대로 실수였습니다..되돌리고 싶다..

그 아이 표정이 바뀌더군요.. " 야.. 너 수업끝나고 남아.."

무서웠습니다.. 남은 수업 두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만큼 저 많이 무서웠습니다..

맞을지도 모른다.. 어떡하지.. 미안하다고 빌어볼까?

별생각을 다했지요.. 시간은 엄청 빨리가대요.. 아이들은 하나둘 집으로 가고..

그 아이와 저 둘만 남았습니다..

무서운 표정의 그 아이.. 입을 봉한채 저만 주시합니다..

"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니가 시키는거 다 할께.. 미안해.. " 잔뜩 겁먹은 얼굴로 울먹이며 사과를 했습니다..

" 너 집이 어디니? 집에 같이 가자고 부른거야.. 시키는거 다 한다고 했으니 우리 매일 집에 같이 가자.."

무서운 아이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실수였다고 말해도 될까요? 그 아이 머리를 때린건 즐거운 실수였습니다..

몇날은 수업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많이 무서워하고 길기만한 하교길이었는데..

며칠후부턴 너무나도 즐거운 짧아서 아쉽기만한 하교길이 되었습니다..

그 친구와는 지금껏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ㅎㅎ 어쩌지요? 쓰고나니 재미있는 실수담은 아닌듯싶네요..

신청곡..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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