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 3학년 교과서 투명 옷 입혔어요.
홍수정
2004.02.24
조회 77
안녕하세요? 유 디제이님!
바람부는 날이네요.


조금 전에 우리 큰 아이 교과서 15권을 아세테이지로 싸주는 일을 마쳤습니다.

작년 까지는 시중에 나와 있는 책표지싸는 비닐을 사서 그냥 끼우기만 하면 되는 일이어서 지 혼자 해결했었는데, 올해는 굳이 아세테이지로 착 달라붙게 싸달라고 하네요.
한 두 권도 아니고 15권이나 됩니다. 많기도 하지요?
다행히 아세테이지는 제가 가게에서 팔고 있는 품목이어서
그냥 잘라서 싸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저쪽편에 앉아서 열심히 게임중인 애들 아빠를 불렀습니다.

'혜린아빠~~, 협조하세용~'

'협조? 협조라니, 도와달라고 정중하게 말해도 들어줄까 말깐데...'

'맘대로 하세요.'

혼자 시작을 하니 책표지 쌌던 일이 근 20년도 더 지난 일인지라 손에 낯설었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1, 2학년 때 학교에서 교과서를 받아 오면 엄마가 밀가루 포대 가위로 잘라서 모서리 따라 손가락으로 꾹 눌러가며 누렇게 옷을 입던 책에 엄마의 필체로 '국어' '산수' '자연' '음악' 등등을 써주셨었는데...
물론 오래 가지 못해 너덜해지기는 했지만, 그런 엄마의 손길도 사랑의 추억이 되어 아련하게 기억속에서 어린날 내가 받았던 사랑의 조각을 지금 들추어 꺼내보게도 됩니다.

그런 엄마의 손길을 기억하며 딸 아이의 책에 투명한 비닐로 표지를 씌워주었습니다.

2개 정도 싸고 있으니 애들 아빠 달려듭니다.

'어디 한 번 싸볼까?'

제가 싸던 모습을 보더니, 자기만의 노하우를 공개하며 가르칩니다.
결국 두 사람의 방법의 좋은 점만 골라 15권을 무리없이 쌌습니다.
깔끔하게 투명옷을 입은 교과서 15권. 두께는 조금씩 다르지만 크기는 같았습니다.

우리 국민학교 때는 음악 미술책은 크고 다른 책은 지금 소설책 크기였던 것 같은데...

암튼, 큰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손길이 사랑의 기억으로 남아서 먼 훗날 지 딸이나 아들에게도 같은 대물림을 해주기를 살짝 바래보면서...
흐뭇하게 책 싸주는 일을 마쳤습다.

그런데, 3아이가 다 학교 다니면 그 많은 교과서는 어찌 다 싸줄지.... 그 때 가서 걱정해야겠지요?


******** 신청곡 **********
1. 유년시절의 기억 - 가수는 잘 모르겠고, 성악가와 남자가수가 부른 것 같은대요.

참, 책 선물 뽑힌 것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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