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전학
강성균
2004.02.25
조회 43
지금 우리 큰아이는 중학교 신입생이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졸업때까지 4번이나 전학을 해야 했죠. 남편의 사업실패로 서울과 지방으로 이사 다니기를 서너 차례 하다 보니 자연 우리 아이도 전학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 번째 전학을 하던 때가 4학년이었는데, 전학을 한 후 일주일 후 쯤, 아이는 얼굴에 피멍이 들어서 돌아왔습니다. 너무 놀래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니까, 친구랑 싸웠다고 하더군요. 범생이 인지라 자세히 물어 봤더니, 어떤 애가 다른 친구에게 자기랑 싸워보라고 시켰다더군요. 우리 아이는 싫다고 했지만 힘이 있어 보이는 아이가 시키니까, 그 친구는 우리 아들에게 무조건 덤벼들었다는 겁니다. 마치 엄석태의 추종세력(?)-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중에서-이 대장이 시키면 시킨대로 무조건 하듯이 말이죠. 교실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싸웠다더군요.
새로 서울에서 전학왔다니까, 아마도 우리 아이의 실력을 알고 싶었던 모양이었어요. 얼마나 가슴이 철렁하던지....
혹 이러다 우리 아들이 왕따 당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고, 멍자욱을 보면서 저는 속으로 울었습니다. 부모가 못나서 자식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나 싶어서요.
그 후 저는 싸운 아이들을 놀러 오라고 해서 맛있는 음식도 해 주고 재미있는 게임도 하라며, 우리 아이와 잘 어울려 놀도록 애썼습니다.... 이후로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답니다.
아들아이가 5학년 때 지금 살던 곳으로 이사오면서 서로 대학교 진학해서 만나자며 지금도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어요. 아들 아이 하는 말이 졸업할 때가지 전학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하더군요.. 약속했습니다. 다시는 전학같은 것 안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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