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시집을 와서 정말 친구도 없이 시간과의 싸움...
만날 친구도 없고 친정도 멀고. 정말 낯선 타향살이의 눈물과의 전쟁.남편은 그런 내 마음을 안다고 하면서도 같이 놀러도 안 가고.시댁만 왔다갔다....내가 제일 원하는 것은 혼자 가는 곳이 아닌 둘이 함께 가는 곳인데...그게 그리도 어렵나. 가는 곳은 올림픽공원.그것도 내가 가자고 해서 가는 곳. 여기에 가면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아 너무 좋았다. 공기도 좋고 사람구경,경치 구경. 집에서 가깝다는 게 행복했다. 첫애를 갖고 혼자 산책 삼아 자주 갔다. 그런 어느날 저녁에 남편이랑 운동을 나갔는데 콘서트를 하는지 노래소리가 밖에 까지 들렸다. 사람들이 조금 나 오는 것 같고. 벌써 끝난 것 같지는 않고. 차 시간 때문에 마지막까지 못 보고 나오는 사람인 것 같았다. 문이 열려있는데 감시 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애라 모르겠다. 남편을 졸라 들어가자고 했다. 끝나는 분위기라 사람도 감시 안 하니까 얼른 들어가자고. 남편 왈"뱃 속의 애기 놀래. 그냥 가. 사람도 많고 공기도 안 좋아." "괜찮아, 애도 변화가 필요해.신선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야. 날마다 클래식만 들어서 식상 할 거라고"
전 뒤도 안 돌아보고 안으로 들어갔죠.남편이 따라 오는 줄로 알고 무작정 입구를 찾아 들어갔어요. 아니,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분위기. 업 된 분위기. 환호성과 박수 소리.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분위기.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이 시간을 제 시간으로 만들어야죠. 뱃 속의 아기도 잊어 버리고 큰 소리로 따라 부르고 또 부르고 몸을 흔들면서 고래고래 함성을 질렀죠. 캄캄해서 다행이었지. 정말 밝았으면 챙피해서 못 하죠. 제가 생각해도 못 말리는 임산부였죠. 어렵게 가진 첫 애를 가지고 그런 추태를 보였으니. 남편이 옆에 있었으면 아마 미쳤다고 했을 거에요.죄송합니다. 김건모씨. 몰래 공연 봤어요.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땀이 범벅이 돼서 나오니까 남편이 어이 없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더라구요."너, 임산부 맞냐. 조용히 집에 가. 애 쉬게."
조금 무서웠죠.그런다고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쳤다며 한심한 얼굴로 쳐다보잖아요. 전 열기가 식지 않고 남아서 계속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며 걸어갔죠. 정말 그 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흥분을 식히지 못했죠. 다음 날 아침 친구들 한테 전화를 해서 이야기를 해줬더니 그러다 들키면 망신살인데 아줌마가 정신 나갔다고 ....
그 때는 그 것 보다도 저 안으로 들어가서 나도 하나가 돼야지 라는 일념 뿐....다른 것은 생각도 못 했는데.....
그 뒤로 공연을 몇 번 더 봤어요.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본 공연이라 그랬는지 제일 짜릿하고 인상에 남아요. 그렇게 태어난 큰아들 절 닮아서 그런지 흥을 좀 안다니까요. 나중에 좀 크면 두 아들들과 같이 다녀야지요. 엄마가 음악만 나오면 제정신이 아니란다. 엄마 처럼 너희들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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