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방연숙
2008.01.18
조회 31

연희님!!!
우리는 왜 살아계실적인 그분의 사랑을 몰랐을까요???
님의 글을 읽다보니 어느새 볼에 뜨거운 그 무엇인가
흘러 내림을 느낍니다.
님이 아버지를 미워했던 만큼 저 또한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했던 마음이 많았었지만 돌아가신 후엔 그렇게도
미웠던 그분께 그 마음을 가졌던것만큼이나 보고싶고
아버지께 막내딸의 응석도 부려보고 싶네요
아마 님의 아버지나 저희 아버지 저 하늘나라에선
좋은 곳에서 편하게 계시겠지요??
저도 오늘은 님의 아버지 기일을 위해 기도합니다.


유연희(yyh200110)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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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
> 온세상이 하얀 눈으로 도배를 한 어느 해겨울.
> 그 해 겨울은 꽤나 추웠어요!
> 그토록 떨치버리려 했던 긴 병마와 온몸으로 싸우다
> 지치셨는지 힘없이 떠나신지 어느 덧 십육년이 지났어요.
>
> 그 긴 시간동안 전 열감기로 고생하는
> 아들 녀석의 머리맡을 지켜내며 안개 자욱한 새벽이 되서야
> 물수건을 손에 쥔 채 아이의 발밑에서 쪼그리고 잠이 든 불혹을 앞둔 엄마가 되어 있네요.
>
> 일년 삼백육십오일 결근도 모르고
> 새벽녘에 일을 나가는 동갑나기 남편의 아내가 되고,
> 미래 축구선수를 꿈꾸는 제아빠를 쏙 빼닮은
> 얼굴도 한번 뵌 적이 없는 외할아버지의 왼손잡이를 닮고만 아이의
>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서 부모님이 주신 사랑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
> 너무나 가난했던 우리 집...
> 한됫박의 보리쌀도 없어 굶기도 많이 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 자식입에 밥 한숟가락 떠먹이지 못하는 아버지,어머니의 가슴은
>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목이 메입니다.
>
> 아이가 먹다 흘린 밥 한톨도 입에 넣어버리는 엄마가 되었으며 그런저를 보고 아이는 음식의 귀중함을 배웠나 봅니다.
>
> 제 친구집에 놀러가 밥 한공기 깨끗히 비워내고 그 그릇에 물을 따라 마시는 아이의 행동이 기특하다며 그런 소리들이 제 안에 건너올 때면 어깨가 흐쓱하답니다.
>
> 아버지!
> 우린 부녀지간의 애틋한 사랑을 깊이 나누지 못했지만
> 부모자식간의 인연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
> 그 그리움에
> 길을 가다가도 아버지의 뒷모습과 비슷한 분이라도 만날라치면 슬쩍 얼굴을 쳐다보기도 합니다.
> 다가가 덥썩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고,
> 어깨위에 얹힌 시름 잠깐이라도 잊으시라고 막걸리 한병이라도 사드리고 싶은 맘,
> 담배 한갑이라도 주머니에 몰래 넣어 드리고 싶은 맘 그런 맘들이 굴뚝같지만 애써 참아내는 댓가로 울컥하는 맘 잠재웁니다.
>
> 영재님...봄내작가님!
> 낼 아니 오늘이 친정 아버지 기일입니다.
> 벌써 몇해를 보내건만 해마다 이 맘때가 되면 같은 그리움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고 말지요!
> 살아생전 술과 도박으로 못난 여식의 미움만 잔뜩 받으셨던 분...따뜻한 가슴 한번 내어 드리지 못해 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한이 됩니다.
>
> 하지만...
>
> 하지만...
>
> 전요...이 다음에...이 다음에 다시 태어나도 울아부지 이쁜딸로 태어날래요~ 이 늦은 시간 아버지의 그리움을 쫓아 편지를 쓸 수 있는 고운감성을 제안에 가득 주셨으니까요...^*^...
>
> 그만 울래요.
> 퉁퉁 부은 얼굴로 뵈면 안되잖아요...^*^...
>
> 신청곡?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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