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유연희
2008.01.18
조회 50
아버지!

온세상이 하얀 눈으로 도배를 한 어느 해겨울.
그 해 겨울은 꽤나 추웠어요!
그토록 떨치버리려 했던 긴 병마와 온몸으로 싸우다
지치셨는지 힘없이 떠나신지 어느 덧 십육년이 지났어요.

그 긴 시간동안 전 열감기로 고생하는
아들 녀석의 머리맡을 지켜내며 안개 자욱한 새벽이 되서야
물수건을 손에 쥔 채 아이의 발밑에서 쪼그리고 잠이 든 불혹을 앞둔 엄마가 되어 있네요.

일년 삼백육십오일 결근도 모르고
새벽녘에 일을 나가는 동갑나기 남편의 아내가 되고,
미래 축구선수를 꿈꾸는 제아빠를 쏙 빼닮은
얼굴도 한번 뵌 적이 없는 외할아버지의 왼손잡이를 닮고만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서 부모님이 주신 사랑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했던 우리 집...
한됫박의 보리쌀도 없어 굶기도 많이 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식입에 밥 한숟가락 떠먹이지 못하는 아버지,어머니의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목이 메입니다.

아이가 먹다 흘린 밥 한톨도 입에 넣어버리는 엄마가 되었으며 그런저를 보고 아이는 음식의 귀중함을 배웠나 봅니다.

제 친구집에 놀러가 밥 한공기 깨끗히 비워내고 그 그릇에 물을 따라 마시는 아이의 행동이 기특하다며 그런 소리들이 제 안에 건너올 때면 어깨가 흐쓱하답니다.

아버지!
우린 부녀지간의 애틋한 사랑을 깊이 나누지 못했지만
부모자식간의 인연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 그리움에
길을 가다가도 아버지의 뒷모습과 비슷한 분이라도 만날라치면 슬쩍 얼굴을 쳐다보기도 합니다.
다가가 덥썩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고,
어깨위에 얹힌 시름 잠깐이라도 잊으시라고 막걸리 한병이라도 사드리고 싶은 맘,
담배 한갑이라도 주머니에 몰래 넣어 드리고 싶은 맘 그런 맘들이 굴뚝같지만 애써 참아내는 댓가로 울컥하는 맘 잠재웁니다.

영재님...봄내작가님!
낼 아니 오늘이 친정 아버지 기일입니다.
벌써 몇해를 보내건만 해마다 이 맘때가 되면 같은 그리움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고 말지요!
살아생전 술과 도박으로 못난 여식의 미움만 잔뜩 받으셨던 분...따뜻한 가슴 한번 내어 드리지 못해 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한이 됩니다.

하지만...

하지만...

전요...이 다음에...이 다음에 다시 태어나도 울아부지 이쁜딸로 태어날래요~ 이 늦은 시간 아버지의 그리움을 쫓아 편지를 쓸 수 있는 고운감성을 제안에 가득 주셨으니까요...^*^...

그만 울래요.
퉁퉁 부은 얼굴로 뵈면 안되잖아요...^*^...

신청곡?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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