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나의 어린날의 겨울..
홍상구
2008.01.22
조회 28
안녕하세요. 오늘처럼 눈이 많이 오던 제 여덟살때 겨울은 세상에 걱정이 없던 유년시절이었던 같습니다. 지금은 초등학교라고 부르지만, 그때 어머니가 장사하시던 닭가게가 학교에서 50여미터 거리에 있었습니다. 집은 학교에서 더 가까워 학교 담장밑에 20여미터 거리에 있었구요. 조용한 주택가였지요. 저학년인지라, 담임선생님께서 그나마 큰길 로터리까지 아이들을 일렬로 줄지어 배웅할라치면, 반드시 어머니 닭가게를 지나쳐야 했습니다. 회전하면서 닭깃털을 뽑는 기계(?)옆에 어머니가 서계시고 닭을 손질할때면 그 어린나이에도 가게로 안들어가고 큰길 로터리까지 갔다가 선생님과 인사하곤 가게로 되돌아왔습니다^^* 어린마음에도 창피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아버지께서는 골동품일을 하시는라, 지방에 자주 다니셨습니다. 해서,어머니와 세살터울의 여동생과 함께 주로 지냈지요. 눈이 많이 오는날은 학교앞 비탈길로 눈이 소복히 쌓이곤 했는데, 깜깜한 밤 아무도 밟지 않은 학교 교문앞으로 올라가 썰매를 타곤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늦은 시간까지 장사를 하셔서 눈만 오면 제일 먼저 학교 정문앞으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비탈길은 페인트를 발라놓은듯 반들반들 했었더랬습니다. 그렇게 썰매를 혼자서 타고 내려오면 어머니가 해주시던 매운닭발과 오뎅국물..그때가 그립습니다. 여덟살이어도 매운닭발과 닭똥집을 잘먹어 어머니의 특별간식이곤 했지요. 어머니 가게 옆은 참기름가게, 그옆은 신발가게였는데 정훈이,동훈이라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정훈이는 제 친구였는데 하루종일 정훈이,동훈이를 비롯해 동네녀석들과 놀다보면 손은 트고 얼굴에는 콧물이 마르질 않았습니다. 동네 친구들집 중에서 그때 저희 집만 여닫이 흑백 TV가 있어 "안드로메다""마징가 Z"를 TV앞에서 코훌쩍 거리며 보곤 했지요.그러다가 저녁먹을시간이 되면 동네엔 누구야!누구야!하며 동네 어머니들의 아이들 부르는 소리에 하나둘씩 집으로 들어가고..저도 가게로 들어가면 어머니는 대야에 받아놓은 따뜻한 물에 트고 갈라진 제 손을 담가 주셨습니다. 따갑고 아픈 느낌. 트고 갈라진 손이 갑자기 따뜻한 물을 만나니..추운겨울이어도 여덟살이어도 감기라는건 모르고 깡통안에 불넣어 불돌리기,자치기,썰매타기,다방구,땅따먹기..바깥놀이가 무궁무진했더랬습니다. 그당시 학교엔 오전,오후반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오전반일땐 한 친구와 항상 꼭 가게에 와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과 계란말이를 둘이서 맛있게 먹던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어디서 잘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때 아무 걱정없이 놀던 여덟살 겨울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재작년 11월 8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하게 되면서, 아내에게도 7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했습니다. 아내가 일찍 출근하고,늦은 퇴근으로 인해 제 일과 더불어 딸아이 육아와 집안일까지 벅차더군요. 아내가 정말로 애착을 갖고 다니던 직장(청소년 지원단체)이었기에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잘한다고 노력하지만, 마음만 앞섭니다. 예전 삼청동 전세집에 살때 딸아이 어린이집 보낼때면 세종문회회관에서 하는 공연안내를 무심코 지나치기만 했었는데(세종문화회관 뒤편 종교교회 어린이집), 아내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노트르담드 파리)

*신청곡: 유심초"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감기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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