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군인이였던 큰오빠와 시골 할머니 댁에...
손정희
2008.01.22
조회 40
아스라이 떠오르는 내 유년의 추억~~
내가 겨울방학을 맞이 하면서 당시 군인 이었던 큰오빠가 휴가를
나와 오빠와 나는 경남 하동 이라는 자그마하고 예쁜 마을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댁에 놀러 가게 되었다.
유난히 큰오빠를 좋아하고 따랐던 나는 군복을 입은 오빠의 모습이
얼마나 멋있었던지...
오빠의 손을 꼭 잡고 시외버스를 타고 할머니댁 으로 가는데 좌석이
없어 서서 가는중에 중간 정류장에서 자리가 나니 오빠가 나를 앉히고
내옆에 바짝 붙어서 내가 불편하지 않을까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중
나는 땀이 삐질삐질 나며 속이 메쓰꺼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고 엄마가 챙겨주신 멀미약을 깜박하고 먹질않
고 버스를 타버린 것이었다.
정말 그때는 죽을것만 같았다.
내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되고 이마에는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을 본
오빠는 "숙아! 어디 아프나? 멀미나나?" 하며 놀라서는 어쩔줄 몰라
하며 멀미 할것을 대비해 가방에서 뭔가를 찾아보는 순간!!
아~~ 이걸 어쩌나!!
어린 막내동생은 도저히 참질 못하고 오빠의 목을 끌어안고 그만...
오빠의 멋있는 군복은 순식간에 막내동생 멀미의 고통에 동참해서
완전 엉망진창 이 되고 버스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버스에 사람이 많았기도 했지만 겨울이라 창문들도 모두 닫고 있던
터라 모두들 문을 열고 기사님께 부탁해 가까운 휴게소에 정차 하여
오빠는 나를 데리고 화장실로 가면서도 " 막내야! 이제 속은 괜찮아?
" 하고 군복에서 역한냄새가 코를 찌르는데도 웃으며 "오빠는
괜차나.그렇게 속이 안조으면 오빠한테 미리 얘기하지.이제 됐어."
화장실에 가서는 나를 깨끗이 닦아주고 군복이랑 내옷에 묻어있던
멀미의 잔유물을 손수건을 꺼내 물에 적셔 깨끗이 닦아 주었다.
어려서 그때는 몰랐다.
큰오빠의 사랑을... 오빠니까 당연히 동생들에게는 그래야하는거야..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난 정말 큰오빠를 좋아했다.
그렇게 힘든 버스여행을 끝내고 섬진강을 작은 나룻배를 타고
건너서 할머니댁에 도착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 할매!!! 나 왔슴니더." 하고 소리치니 할머니께서 싸릿문을 열고
버선발로 쫓아 나오셨다.
"아이구! 내 강아지들 왔는가? 차타고 오느라 고생 많았제? 차멀미는
안했나? 이기 뭐꼬? 숙이가 멀미 했는가베. 군복이 못쓰게됐네.
빨리 벗어라 빨아 주꾸마." 하신다.
나는 겸연쩍게 오빠 쳐다보며 웃으니 오빠도 빙그레 웃었다.
그날밤 호롱불 켜놓고 방 한가운데 있는 화로속에 할머니가 넣어둔
군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맛나게 먹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할머니께서 " 야들아! 머리맡에 요강 있으니 밤중에 뒷간 가지말고
요강에다 오줌 누거라." 하셨다.
시골의방 은 윗풍이 심해서 이불을 목까지 덮어도 얼굴은 시리고
콧등도 빨개졌다.
그래도 사촌들과 같이 누워있으니 넘 좋았다.
그다음날 아침!
할머니의 기침 소리에 잠이 깨어보니 마루 끝에 앉으셔서 곰방대에
풍년초 담배가루를 꼭꼭 눌러 불을붙여 담배를 뻐끔 뻐끔 피우고
계셨다.
우리도 모두 일어나 이부자리 정돈하고 할머니 도와 아침밥을 준비
했다. 시래기된장국에 김장김치 까만김 이 전부였지만 꿀맛 이었다.
아침먹고 사촌오빠 따라 마을 뒷산에 땔감으로 나무를 하러갔다.
사촌오빠는 큰 지게를 지고 우리는 그냥 따라갔다.
산속으로 가니 정말 낙엽이며 땔감이 많았다.
나는 사촌오빠를 졸라서 작은지게를 만들어 나뭇가지 몇개 얹어
등에 메고 콧노래 부르며 오빠따라 내려왔다.
할머니가 깜짝놀라 " 우리 막둥이가 나무 해왔는가베.오늘밤에는
이걸로 군불 때야 되겄네.억수로 따실끼다." 하셨다.
할머니의 칭찬에 나는 괜히 우쭐해졌다.
조금후 할머니께서 간식용 으로 빼때기(고구마를 얇게 썰어 말린것)
를 주셨다. 그시절엔 일등간식 이었다.
낮에는 할머니표 잔치국수를 배가 터지게 먹고 사촌들과 섬진강 옆
작은개울에 썰매타러 갔다.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아주 튼튼한 나무썰매!!!
나의유년 시절은 정말 호되게 추웠던 기억이 난다.
난 막내라는 특권(?)으로 오빠들이 뒤에서 썰매 밀어주면 재미나게
신나게 씽~씽 탔던 기억이 새롭다.
영재님!!
감사합니다. 이런 이벤트를 해주셔서...
잠시나마 45년전 나의 여덟살 속으로 추억여행 다녀올수 있게 배려
해주심에....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오늘도 영재님의 푸근한 목소리 2시간 들어서 행복 했습니다.
저의 형님 생신 추카도 해주시고....감사 ^_^ 또 감사 ^_^
우리 큰오빠 지금은 62 세 되셨어요.
신청곡은 김상희씨의 경상도청년 인가? 울오빠가 그옛날에 불렀던
건데... 너무 오래된 노래라 안되나요?
뮤지컬 당첨 되면 넘 좋겠는데...
쫌 염치 없는거같아서 걍 맘 비우고있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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