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눈인지 무척 기뻐서
방학인지라 아직 꼭두새볔인 아이들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애들아 눈 왔어야? 한 10cm는 쌓였겄다야?"
"뭐 눈이라고 거짓말 뭔 눈이 왔다고"
좀체 말을 믿지 않는 아이들을 깨울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있었습니다.
창가에 쌓인 눈을 뭉쳐서 보여주는 것
멀리 갈것도 없이 창가 눈을 뭉쳐서 손등에 대니 그제서야 호들갑 일어납니다.
그리고는 금방 일어나서 제 눈으로 눈을 확인하고 그냥 이불속으로 쏙 들어갑니다.
녀석들 눈이 왔대두!
잠에 취해 눈은 시큰둥해진 아이들을 더이상 깨울수 없었습니다.
베란다로 나와 온통 하얀세상을 보았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부지런히 눈을 치우지만 막 퍼붇는 눈은 어떻게 감당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저만치 산들도 나무들도 흰눈을 살포시 보듬고 있습니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발걸음은 살금살금 종종 걸음입니다.
눈 쌓인 풍경 너머로 어릴적 고향집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이렇게 소복히 눈 쌓인 날 아침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발자국 내겠다고 마당을 툇마루를 깡총깡총 뛰어다녔었다.
변변한 부츠,털장갑도 시원잖은 그때 내린 눈은 아이들에게 다시없이 좋은 놀이터였다.
빗자루 들고 마당을 쓸어 길을 냈고 그 길은 큰 길까지도 한참을 갔었다.
어느새 이집저집서 쓸어오다보면 맞딱드릴수 있는 풍경이었다.
눈길을 내느라 허기진 배는 구수한 된장국으로 때우고 누가 오라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하나둘 동네 언덕배기로 모였었다.
비닐포대와 대나무로 만든 썰매하나면 하루종일도 밖에서 지냈던 시절이었다.
누군가 먼저 온 아이부터 언덕배기눈을 발로 밟아 다지고 하나둘 비닐포대를 깔고 앉기만하면 그만이었다.
쭈르륵~~~
꽝
잘 나간다 싶으면 혼자탔던 썰매는 대여섯명을 실은 기차가 되고 마지막에는 꼬랑에 꽈당 부딪치곤했다.
해질녘엔 더 얼어서 신나게 탈수있었던 미끄럼
너무도 일찍 저버린 해가 원망스러울뿐이었다.
눈싸움에 고드름치기 눈썰매타기
그렇게 해지는줄 모르고 뛰놀던 때가 엊그제인듯 싶은데
추억속의 한장면이 되어버렸다.
모처럼 눈이 참 많이 왔다.
아이들에게 내 유년의 추억을 실전으로 보여주기 딱 좋은데
그만한 언덕배기는 어디메쯤 있으려나?
아이들이 깨기전 뒷산을 배회해야겠다
조하문의 눈오는밤듣고시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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