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30여년만에 밝혀진 비화?!
유연희
2008.01.28
조회 42

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스무해가 되어간다.
어머니가 가까운 거리에 사셔서 그러려나 아버지를 추억할 일이 더불어 많다.
간혹 끝도 보이지 않는 그리움을 쫓아가면 꿈속에서 보이는 아버지의 얼굴은 희미해져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 많은 유년의 추억속에 내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긴 아버지와의 사건이 하나 있었다.

그 옛날 우리 마을엔 아버지와 동갑나기로 절친한 친구분이 서넛 계셨다.그중에 한분은 아버지의 술친구로 유명하다.
상균이 아버지는 한달이면 거의 매일을 우리 집에서 술을 드셨다.왜냐하면 상균이네는 무서운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자연스레 우리집이 술판을 벌이기엔 안성마춤인 격이었던것 같다.
내기 점심으로 시작한 화투판에 반주로 술이 빠질리 없었고,그 무렵부터 시작된 술자린 해거름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았다.

어슴프레한 어둠이 우리 마당에 제법 두툼히 깔리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아이가 하나 있었다.
바로 같은 반 친구 상균이었다.

"아부지!진지 잡수세요!"

하고 부르면 "알았다..이눔아!"하며 큰소리로 대답을 하신다.
그리고,한참후에도 방문이 열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또다시 상균이의 목소리가 문틈 사이로 새어든다.

"아부지?할머니가 진지 잡수러 오시래요!"

그러면 비틀거리는 몸으로 상균이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시곤 했던 상균이 부자간의 모습은 겨울이면 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야!병수야(울아버지 성함)!연희 우리 집에 다오!"

"야~신가 이눔아!우리 연희 주면 넌 누구줄래?"

"그래~우리집 둘째 양균이 병수 니아들 해라!"

취기가 잔뜩 오른 두분의 거래가 이루어질려 한다.
우리 아버지는 양균이는 됐고,다름 놈으로 하나 달라 하신다.
상균이네는 아들만 넷.둘째인 양균이는 공부도 못하고,개구장이 짓만 일삼던 집안의 문제아.그야말로 꼴통이다.
반면에 우리집은 아들 하나에 딸 셋이었고...그 때 당시 아버지는 딸 셋중에 왜 나를 지목하셨는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말씀을 빌어보면 어릴때 난 한번 울음보가 터지면 그칠줄 몰랐다 한다.영락없이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고집이 센 아이로 오인을 받아야 했고,그럴듯한 이유가 꼴통인 양균이와 맞먹는 조건으로 우리집의 희생양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을 했었다.지금껏.....?!

지금껏 벗지 못했던 오명을 뒤집어 줄 혹여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셔얼록 홈즈가 된 기분으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난 휴일에 친정엄마께 전화를 드렸었다.

"엄마~엄마~!있잖아.옛날에 아부지랑 상균이 아버지랑 약주 드시면 왜 날 그집에 보낸다고 했어?"

휴일 날 아침 뜬금없는 딸의 질문에 엄마는 당황하셨는지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냐며 허허허 웃으셨다.

두분이 동갑나기 친구로서 술을 드시게 되면 100원짜리 동전을 쥐어주며 술심부름을 내게 시키셨다고 한다.
그런 난 신이 나서 두눈을 말똥거리며 뛰다시피 잘도 갔다 왔다고 한다.

그것봐~도둑이 제발저린 꼴이었다.
내가 울보라서,고집이 세서 그런게 아니고 심부름을 잘했으니 사내많은 집에 살살거리는 계집애 하나 곁에 두고 싶었던 거였다.

술과 친구 좋아하기로 소문난 우리 아버진 나를 지목한 친구의 조건 그대로 수락하셨던 것이었다.

하하하하하...그 때의 나의 지칠줄 모르는 울음으로 주위사람들은 적잖이 괴로웠겠지만 원없이 울며 쌓았던 내공이 지금에서야 제 실력을 발휘를 할 줄이야~~~~~~히히히?!

송대관님의 열렬한 팬이신 엄마의 끼를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인도 한몫하겠지만,
그 옛날 30여년전 여덟살 꼬맹이의 피나는?! 노력도 결코 헛되지 않았으리...^*^...

*하남석...우는 아인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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