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이는 충북 음성 오생국민학교를 같이 다니던 반에서 제일 키가 큰 꺽다리 아이였어요. 제가 5학년때 서울로 전학을 오고 윤정이는 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취업을 하면서 우리 더 자주 만날수 있었죠. 그래서 결혼해서도 같이 살자고 하면서 우린 고양시 원당에 있는 15분거리의 빌라에 서로 신혼살림을 차렸는데요. 그렇게 이웃해 살던 5년이 지난 여름날 우린 두집이 뭉쳐서 여름휴가를 제주도로 가기로 했답니다. 렌트카니 비행기 티켓까지 모두 준비해놓고 3시에 공항을 가자고 했지요. 그런데 아침까지 멀쩡하던 둘째가 열이 스멀스멀 오르기 시작하더니 정오가 지나니 38도 정도가 되는겁니다. 그래서 해열제를 찾아놓고 빈속에 먹이는것 보다 밥을 좀 먹어야 겠다 생각하고 밥을 먹이던중 아이가 경기를 일으켰고 전 윤정이에게 전화를 걸었죠. 저보다 먼저 아이를 키운 윤정이는 수지침을 가지고 와서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을 다 땄는데도 아이가 미동도 안하는겁니다. 그리고 119에 전화를 해서 병원에 도착하고도 30분동안 애가 깨어나질 않아 더 큰병원 가고 그러는 사이 전 미처 신경 못썼던 큰아이의 안부를 물으니 윤정이가 데리고 집에 갔다는 겁니다.
그 길로 큰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지만 각종 검사는 다 해보고 입원을 4일째 하고 있었는데 윤정이가 제 큰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제 신랑 저녁밥까지 와서 먹으라고도 하고 가는 길에 선희 같다주라고 도시락까지 싸주길래 병원에서 그 도시락을 먹는데 목이 매어 왔어요. 똑같이 그만그만한 애들 키우면서 정말 정신없는걸 봐 왔거든요. 그때 제 아들, 신랑 그리고 병원밥 먹을 저와 제 딸까지 살뜰하게 챙겨준 윤정이 너무 고마워요. 지금은 어떻게 사냐고요. 지금도 같은 아파트에 살아요. 동만 다르고요.
서윤정 ***-****-****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719번지 동익아파트 304동 607호 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