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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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명절 연휴의 시작과 끝!
이영호
2009.01.23
조회 47
「들어가기 전....」
매번 명절이 되면 고향보다는 분주한 시장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 ‘답십리역’에서 내려서 ‘번동’가는 버스를 타고 경동시장을 지나 홍파초등학교 앞에 내려서 학교로 갔었습니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던 학교로 가는 길이 명절 전이면 끔찍한 길로 바뀌었죠. 바로 명절 준비하러 경동시장으로 몰려 온 차와 사람들로 인해 경동시장에 도착하기 한 블록 전부터, 버스는 움직일 생각조차 안하길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평소 20분 이내면 도착할 거리가 두배 이상은 걸렸습니다.
그때 버스 창밖에 펼쳐진 폭발할 것 같은 ‘경동시장’의 분주함 때문에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사람들로 가득찬 시장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첫 번째 노래, 청계천 8가 (천지인)
- 지금은 최신식 주상복합건물로 바뀌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청계천8가에는 유령같은 건물들과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선 ‘벼룩시장’이 있었습니다. 벼룩시장 주변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노래가 바로 ‘청계천 8가’입니다. 이 노래에 명절 전 시장의 분주함이 담겨 있진 않지만, 그래도 ‘시장’을 둘러싼 사람들의 치열한 삶이 느껴져, 그 속에서 분주함을 찾을 수 있답니다. 치열함과 분주함 그 속에서 삶의 위대함을 느끼는데, 최신식 시설과 쾌적한 쇼핑을 자랑하는 대형마트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의 문화가 아닌가 합니다.

두 번째 노래, 완행열차 (한영애)
- 명절하루 전 시장만큼이나 분주한 곳이 기차역입니다. 선물꾸러미를 들고 아이를 앉고 고향으로 향하는 사람들 눈가엔 피곤함 보다는 설렘이 가득하고, 이번에도 혼자서 고향땅을 밟아야 하는 솔로들은 무심히 서서 타야할 기차를 기다릴 뿐입니다. 다들 금의환향하고 싶은 마음은 다들 굴뚝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지요. 남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치열하게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을 보냈지만 금의환향은 고전 속의 단어처럼 점점 멀어가기 마련이죠. 그래도 나름 치열함과 부지런함 속에 ‘나 이만큼 성공했다’자랑하고 싶어서, 특급열차를 타고 싶지만, 쑥스러운 생각에 완행열차에 오릅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도시위에 서러움과 아픔을 버리고 고향에서 다시 힘을 얻을 생각에 이제나저제나 고향역에 도착하길 기다리는 마음. 바로 그 마음이 한영애씨가 부른 ‘완행열차’에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노래, 향수 (이동원 & 박인수)
- 고향역에서 내려서 바라보는 고향땅. 긴 여독은 눈앞에 펼쳐진 고향 풍경에 금세 사라져 버립니다. 저 멀리 동쪽 벌판으로 가로지르는 실개천에서 놀던 옛 생각에 살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네 번째 노래,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 (여행스케치)
- 명절은 보고싶었던 가족도 만나지만,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옛친구들을 만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몇 년 못본 사이 깜짝 놀랄 정도로 변할 친구들과 술 잔을 나누다 보면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라는 말이 무심히 나올 것 같은데요.

다섯 번째 노래, ‘첫사랑’ (임현정)
-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사이로 첫사랑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미 아기 엄마나 되어 있거나, 아니면 결혼할 남자친구를 데리고 나타난 첫사랑 앞에서 “너 정말 그때처럼 이쁘구나. 그래 축하해!”라는 말을 건네지만, 씁쓸함이 밀려오기 마련이죠. 그래도 첫사랑만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을 여전하겠지요?

여섯 번째 노래, ‘가족’ (이승환)
- 명절. 친구도 좋고 휴식도 좋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며 때로는 칭찬도 듣고 때로는 핀잔도 듣는 시간 만큼 값진 시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내 허물을 들어내도 감싸주고, 또 나도 허물을 감싸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가족뿐인 것 같습니다.

일곱 번째 노래, ‘라구요’ (강산에)
고향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 올해도 임진각에 모여 멀리 북녘을 바라보며 어머니 아버지를 목 노아 부르는 사람들이 있겠죠.

여덟 번째 노래, ‘춘천가는 기차’ (김현철)
도시가 고향인 사람들은 텅 빈 도시에서 ‘고향이 없음’에 쓸쓸함을 편안한 휴식으로 즐깁니다. 휴식이 지루해지면 근교로 가벼운 나들이를 떠납니다. 그때 춘천행 기차에 올라 북한강 겨울 풍경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홉 번째 노래, ‘혜화동’ (동물원)
- 도시에서 명절 연휴는 보내는 사람들은 어릴 때 자란 골목을 돌며 옛 추억을 곱씹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옛 친구와 함께 그 시절을 이야기 하면서 잠시나마 지금 나의 모습을 잊고 유년 시절로 되돌아가는 시간. 그때 들으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열 번째 노래, ‘하루’ (어떤날)
- 명절 연휴가 끝나고 반복되는 도시인 삶. 출근전쟁과 스트레스에 휘감긴 업무 앞에서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쉼은 다음을 기약한 채 우리는 그냥 평범한 도시인으로 되돌아 온 것이죠.


「닫는 말」
음악의 시기, 장르별 특성, 분위기를 무시한 채 곡을 선정해 보았어요. 분주한 시장에서 다시 반복되는 도시의 삶까지.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삶이지만, 정작 우리는 그냥 그렇고 일상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흘러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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