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후회와 기대 사이에 놓은 다리 같습니다. 지나온 열한 달은 금세 눈에 잡힐 것 같지만, 다시 걸어 가야할 열두 달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눈에 잡힐 것 같은 열한달 과 가아야할 열두 달 사이에 놓인 다리 위를 걷고 있는 요즘, 지나온 길을 되짚으며 회한의 한 숨을 내뱉지만, 두렵지만 가야할 길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을 가다듬고 가던 길을 다시 걷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잠깐 시간을 내어 집근처 ‘천마산’을 다녀왔습니다. 곧잘 가던 산이지만, 이번에 처음 보는 제법 규모가 큰 잣나무 군락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족히 백년 이상을 살았을 것 같은 잣나무 스무 그루 정도가 듬성듬성 모여 있는 숲에서 잠시 잣나무에 기대 잣나무 사이로 들어 난 하늘을 쳐다보며 가슴 숨을 진정시키고 있는 그 때, 칼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서 있을 것 같은 잣나무가 칼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흔들리는 가지 사이로 하늘로 쭉쭉 뻗기를 주저한 가지들이 떨어져 나간 흔적들도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늘을 향해 뻗는 잣나무는 바람에 꼿꼿하지 않고 조금씩 흔들렸기 때문에 잣나무는 부러지지 않고 세월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잣나무는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뻗는 주저하는 잔가지는 스스로 내치는 모진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러면서 바람을 그냥 받아들이는 아량도, 제 몸에 달린 열매를 산짐승, 산새, 사람들에게 내주는 아량을 베풀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 아량이 없이 독불장군처럼 살아가길 원했다면, 금세 목수의 도끼날에 찍혀 땔감으로 전락한 채 연기가 되어 사라지지 않았을까?
잣나무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지난 1년의 시간을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슬기롭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자존심을 앞세워 거센 바람을 돌파하려 하기 보단, 바람을 그냥 안고 살면서 ‘제가 베풀 수 있는 아량을 마음껏 베풀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와 가정 사이에서 점점 삶의 균형이 회사 쪽으로 이동하는 요즘입니다. 회사로 쏠림은 곧 빈번한 야근을 가져왔고, 이제 막 말하기에 재미를 느낀 딸아이가 “아빠는 회사의 아빠야~”라고 말하여 가슴에 비수를 꼽고, 오늘도 당연한 듯 퇴근 시간을 넘겨 일하다 지금 들어가려 합니다. 비록 우리 딸의 아빠가 되지 못한 화요일이지만, 차 안에서 꿈음 들으며 운전대 잡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네요.
노래하나 신청할께요. 노이즈 ‘너에게 원한 건’. 옆 부서에서 이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 후배 정영이가 이 노래 꼭 듣고 싶다고 합니다. 틀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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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음악신청 [운전하면서 듣고 싶어요]
이영호
2008.12.02
조회 5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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