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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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와요.
김민수
2008.12.21
조회 39

부대 내무실에서 자기전에 한시간은 꼭 들어야 잠을 청할수 있는
갓 일병입니다.

휴가는 12월 31일 이후로 나갈거같아서 아마 부대안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할거같아요.

사실 잘된거같아요.

저한텐 크리스마스전후로 짤막짤막하게 나쁜기억이 있어요.

가장 슬픈 기억은...

술김에 고백했던 상대에게 보기좋게 차였던게

제작년 이맘때 쯤이에요.

물론 지금은 좋은 선후배로 지내지만,

그 때 제게 해준말을 아직도 기억해요.

"네가 내게 했던 고백을 못들은 걸로 할순 없지만,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을께.

우리는 좋은 선후배사이로 계속 지낼수 있으리라 생각해."

그때에는 그저 그말이 너무 멋있어서 내가 차였다는것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리고는 사흘뒤,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오고,

밤 늦게 눈이 내렸어요.

아무런 일정없이 자취방에서 뒹굴고 있던 저는 갑자기 생각났어요.

고등학교 때 들었던 윤건의 홍대앞에눈이내리면.

슬프지만 잔잔했던 그노래 때문에

홍대앞거리에대한 환상을 가지고도 있었고,

흔히들 말하는 음악의 거리라는 생각 때문에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라고 조금은 엉뚱한 마음을 먹었던

고3 시절이 제게도 있었답니다.

왠지 그곳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클럽 수십개가 즐비해있고..

라이브카페도 왕창 모여있고..

다양한 인디아티스트들이 젊음에 미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갖가지 색의 자유와 예술이 넘치는 곳일 줄 알았어요..

누워있던 이불자리를 박차고,주저없이 생각지도 않게.

지하철을 타고 홍대에 갔어요.

아쉽게도, 내리자 마자 눈은 그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뭔가 갑갑했어요.

한마디로 환상이 깨졌어요.

칙칙했던 가로등 색 사이로 보이는 건 클럽, 술집,

그날따라 그런것들밖에 눈에들어오지 않았어요.

뭔가 라이브 카페, 재즈 바, 미술관 등등.

뭔가 좀더 새로운, 색다른 공간이 살아숨쉬는줄았았어요...

'이게 뭐야. 난 또...'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그제서야 절감했죠.

'나 차였구나.'

책에서 본게 기억나요.

슬퍼야할 때, 울어야할 때 제대로 그 어떤 감정에 충실하지 않으면,

그 아픔이 2배, 3배, 아니 그이상으로 더 크게 다가온다고.

거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지 않고 덤덤했던 내 마음은,

사흘 후에야 시름시름 앓아누워 버렸나봐요.

마치 암환자가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중기쯤에 자신의 병을 알게된것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전 그곳에서..

내 슬픈 기억 한조각을 나눠주고 왔어요...

언젠가 다시 찾게 될때 그 기억을 추억하게 되기를...

그리고 언젠가 그것 때문에...

아파하지 않는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부은 눈을 달래며 다시 돌아왔어요.

그후로 2년이 지났네요...

그뒤로는 홍대앞 거리를 가본적이 없어요.

만약, 다시 홍대를 가보게 된다면...

전 어떻게 될까요?

사실 무너지지 않으리란 자신은 없어요.

다시 울것도 같아요. 지금도 가끔 그사람 생각하면 조금은 저려오니까.

하지만, 다음 휴가때 꼭 가보고싶어요.

내 자신이 조금더 자랐는지,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지,

알고싶어졌거든요.

조금더 홍대라는 거리에 대해서 더 알고싶어졌기도 하구요.

하핫.

윤건의 홍대앞에 눈이내리면 이라는 노래가 듣고싶어요.

들려주실수있나요?

혹시 안되면...

Alan Partsons Project의 Ammonia Avenue

신청할께요.

이노래도 듣고싶어요.

감기조심하고, 조금은 삭막한 이곳에서 마음따뜻할수있는 편안함을 주시는 허윤희씨께 언제나 무한감사드립니다 :D

건강하세요.

계속 그자리 지켜주세요, 저도 언제나 들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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